과유불급에서 중용의 삶으로 (“Two things I ask of you, LORD”)
본문 말씀: 잠언 30장 7–9절
지난주 시애틀과 달라스 집회를 다녀오며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여러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애틀에서 만난 노숙인들 가운데는 가난하지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랜 가난과 절망에 익숙해져 소망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어쩌면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소망을 잃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반면 달라스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마음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질은 풍성하지만 마음은 공허하고, 집은 있지만 평안이 없으며, 사람들 속에 살아도 외로운 이들이 있었습니다.
가난하다고 모두 가난한 것이 아니며, 부유하다고 모두 부요한 것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외적인 풍요가 반드시 내적인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영혼은 세상의 것으로만 채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합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하다.”
“더 높이 올라가야 성공한다.”
“남보다 앞서야 가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욕망과 비교의식은 우리의 영혼을 지치게 합니다. 특히 SNS를 통해 가장 화려하게 편집된 타인의 삶과 자신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열등감, 박탈감, 시기와 불안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비교의 끝에는 감사가 사라지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삶마저 초라하게 보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결핍과 욕망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아굴의 기도에서 그 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이 기도는 욕망의 질주 속에서 영혼을 지켜 달라는 영적 브레이크의 기도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지나친 것도 부족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중용은 적당히 살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분량을 알고, 그 안에서 감사하고 자족하며 사는 것입니다.
자족은 포기가 아닙니다.
자족은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는 자유입니다.
가질 수 있지만 그것에 붙잡히지 않고, 성공할 수 있지만 성공을 우상으로 만들지 않으며, 실패했다고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많을 때도 감사하고 적을 때도 감사하는 믿음입니다.
우리는 자주 묻습니다.
“왜 저 사람에게는 더 많이 주셨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우리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내가 너에게 준 것은 어떻게 사용했느냐?”
다른 사람의 집보다 내게 주신 집을, 다른 사람의 자녀보다 내게 맡기신 자녀를, 다른 사람의 교회보다 내게 맡기신 교회를, 다른 사람의 사명보다 내게 맡기신 사명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굴은 두 가지를 기도합니다.
첫째,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소서.”
돈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거짓말, 남보다 많아야 성공이라는 거짓말, 사람의 인정이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거짓말에서 우리를 지켜 달라는 기도입니다.
둘째,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너무 많아 하나님을 잊지 않게 하시고, 너무 없어 절망하지 않게 하시며, 오늘 주신 은혜로 감사하며 살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신앙이 깊어진다는 것은 반드시 더 많이 가지게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앙이 깊어질수록 이렇게 고백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 오늘 주신 것으로 충분합니다.”
“주님이 계시니 충분합니다.”
다윗은 고백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다윗의 삶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광야도 있었고 눈물도 있었으며 원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목자가 계셨습니다.
우리 역시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계시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는 것입니다.
세상의 풍요 속에서도 하나님을 잃지 않고, 결핍 속에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많을 때도 감사하고 적을 때도 감사하며 고백하기 원합니다.
“주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하나님 한 분으로 우리의 영혼이 충만하여 세상의 결핍을 넉넉히 이기고, 참된 평안과 영적 부요함을 누리는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